항구를 뜻하는 영어로는 port와 harbor, haven이 있다. port는‘하역장’으로서의 harbor, 즉‘항구도시’의 뜻이 강하며, harbor는‘배가 대피할 수 있는 곳’의 뜻이 강하다.
Port는 라틴어 portus(문, 입구)에서 비롯된 단어인데, 앵글로색슨족이 대륙에서 브리튼 섬으로 들어올 때 가지고 온 단어이다. 서기 400년, 무자비한 반달족이 로마로 쳐들어올 때‘소금길(Via Salaria)’을 통해 진격해 들어와‘소금문(Porta Salaria)’을 열고 로마 시내로 물밀 듯이 덮쳐 왔다. 이때‘소금문’의 porta는 portus의 복수형이다.

기차나 비행기가 운송수단으로 각광받기 이전에는 대량의 인원과 물자를 운반할 수 있는 것은 해상 교통수단뿐이었다. 따라서 항구는 번성했고 자연스럽게 도시를 이루게 되었다. 영국 햄프셔 주 남부의 포츠머스(Portsmouth)는 예로부터 이름난 항구 도시로 영국의 해군기지가 자리 잡고 있으며(참고로 영국해군사관학교〔Royal Navy College〕는 데본〔Devon〕주의 다트머스〔Dartmouth〕에 있다), 미국의 포츠머스는 1905년‘러일전쟁’이 끝난 후‘포츠머스 강화조약’이 체결된 역사적인 항구도시이기도 하다. 또 미국 오리건 주 북서부의 포틀랜드(Portland)는 어항(漁港)으로 유명하며, 메인 주의 항구도시 이름이기도 하다. 중국 요동반도의 항구도시 뤼순(旅順)도 영어로는‘Port Arther’라고 부른다. 독일 북서부에 있는 레머하벤(Bremerhaven)도 지명을 보면 항구도시임을 바로 알 수 있을 것이다.

비행기를 탈 때 필요한 passport(여권)도 16세기 초 프랑스어에서 영어로 들어왔을 때는‘항구 출입 허가증’을 뜻했다. 따라서 사람들이 비행기를 타고 다니면서부터 공항을 자연스럽게‘Airport’라고 불렀던 것이다. 또한 port는 포르투갈산 적포도주인 ‘포트와인’이라는 뜻도 있는데, 이 포도주를 처음으로 수출한 항구가 오포토(Oporto)였기 때문에 붙여졌다. 포르투갈(Portugal)이라는 국명은 항구도시 포르투스(Portus)와 칼레(Cale)가 합쳐서 이루어진 도시 이름이 나중에 나라 이름으로까지 확대되었다.

Port에는‘나르다’라는 뜻도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carry에게 자리를 넘겨주었다. 하지만 지금도 import(수입), export(수출), transport(수송하다), report(보고하다) 등 원래의 뜻이 살아 있는 단어들이 많다.

- Any port in a storm 궁여지책
- Portal 정문(gate)
- Porterhouse 선술집

- 『영어잡학사전』 중에서
(김대웅 지음 / 노마드 / 452쪽 / 22,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