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종합주가지수가 2000대를 돌파하며 37개월 만에 주가 2000 시대를 다시 열었다. 이는 삼성전자, 현대차 등 매출 10조원에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을 기록한 소위 10-1조 클럽의 ‘명품 기업’들이 주가 상승을 견인, 한국 증시를 한 단계 레벨업시킨 결과이며 내년에는 이러한 명품 기업이 2개 더 늘어나 총 21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 지난달에는 우리나라가 세계 7대 수출 강국이 되었다는 가슴 뿌듯한 소식도 있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최근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내년도 경기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미래에 대한 창조적 해석을 통해 한국 경제의 좌표와 지향점을 모색하기 위해 삼성경제연구소가 매년 발간해 오고 있는 SERI 전망의 2011년판인 ‘SERI 전망의 2011’은 내년에 전개될 국내외 환경 변화를 전망하고 신뢰도 높은 예측을 제공함으로써 우리나라의 모든 경제주체가 더욱 합리적이고 지혜로운 의사결정을 통해 불확실한 미래를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 책은 우선 올 한 해 한국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인한 정부 주도의 성장에서 민간 주도의 성장으로 순조롭게 이행했으며, 수출과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양호하게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한다. 2009년 0.2%에서 2010년 5.9%라는 양호한 성장률을 기록하고 양적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긍정적 성과를 이뤄냄으로써 한국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어둡고 긴 터널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빠져나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2010년 하반기부터 민간부문의 회복세가 둔화되는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한국 경제의 회복 속도가 둔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따라서 한국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완전히 극복했다고 보는 것은 시기상조이며 여전히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 있다고 보는 것이 더욱 균형 잡힌 시각이라고 이 책은 강조한다.

이와 함께 한국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완전히 극복하고 위기 이전의 성장궤도로 복귀할 수 있을지 그 본격적인 시험무대는 다가오는 2011년이 될 것이라고 이 책은 전망하며, 저자들은 2011년에 전개될 세계 경제 및 국내 경제, 산업, 기업경영, 공공정책, 사회·문화의 분야별 핵심 이슈들을 도출하고 주요 흐름과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저자들은 2011년 대외 환경변수들이 한국 경제에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은 것으로 내다보았다. 그 주요인으로는 세계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원화가치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제유가를 비롯한 자원 가격이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행히 이런 비우호적 흐름이 한국 경제에 충격을 줄 정도는 아닌 것으로 저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2011년에는 성장세가 둔화되어 3.8%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러한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2011년 한국의 기업경영 환경은 2010년에 비해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출시장에서 눈부신 약진을 보여주었던 수출기업들은 원화강세와 신흥시장에서의 경쟁 격화로 고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저자들은 또 많은 기업이 환율과 금리 불완전성 확대에 대비, 비가격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외부환경 변화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추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공공정책 분야에서는 친서민과 ‘공정한 사회’가 정책 기조로 자리잡음으로써 고용, 교육, 문화, 복지 등 사회정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정책 등 경제정책 분야에까지 구체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ceo@bookcosm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