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현 지음/ 미루나무/ 294쪽/ 12,000원)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누군가와 끊임없이 소통한다. 그러나 우리의 소통에 진실된 마음이 담기지 않을 때 우리는 필연적으로 외로움과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다. 또한 현실 세계에서 상처 받는 것을 두려워하여 미니홈피나 블로그 등 가상의 공간에서 소통하지만 소외감은 더욱 깊어간다. 진실된 마음을 주고받고 서로를 배려하며 따듯하게 소통하는 길은 없을까

정신과 전문의이자 건국대학교 정신과 교수인 하지현 박사는 최근 저술한 ‘소통의 기술’을 통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따뜻하게 공감하고 소통하는 세계로 안내하고 있다. 진료실에서 뛰쳐나와 세상살이의 한복판에서 세상 사람들과의 따뜻한 소통을 꿈꾸는 저자는 이 책에서 단편적인 소통의 기술 보다는 인간과 인간이 진심어린 관계를 맺는 소통의 원칙에 대해 이야기한다. “현대의 인간관계에서 소통은 언제나 안개 속에 있습니다. 진심을 표현하고 싶어도, 진심을 이해하려고 해도 서로를 오가는 소통에는 너무나 많은 필터와 장애물이 놓여 있습니다. 두려움, 방어심리, 잘못된 버릇 등으로부터 비롯된 불필요한 필터와 장애물들은 우리를 불안과 외로움에 휩싸이게 합니다. 지금까지 써왔던 가짜 소통의 가면을 벗고 진심을 담은 소통을 하는 것이 복잡한 인간관계의 진정한 해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소통의 원칙은 나만의 진심어린 직구를 던져야한다는 것입니다.”

소통의 원칙으로서 진심어린 소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선입견을 버리고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선입견은 일종의 직관으로, 직관은 정보 처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위기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주는 방어막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선입견은 진실을 가로막기 때문에 상대방이 보내는 신호를 순수한 의미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내 관점에서만 판단하고 거기에 맞춰 반응합니다. 상대방이 나와 차이가 있다고 해서 그 사람이 틀린 것은 아닙니다. 단지 서로 다른 것일 뿐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듣고 싶은 것만 듣고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내가 ‘그렇다’고 믿고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한 발짝 물러섬으로써 오히려 상대방에게 한 걸음 다가갈 수 있습니다. 늘 상대와 함께 퍼즐 조각을 맞춰나간다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또한 저자는 진실한 소통을 방해하는 방해꾼들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거짓말이며 신뢰에 치명적인 상처를 주는 거짓말은 어떠한 경우에도 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거짓말을 한다는 것은 남을 속일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을 속이는 행위입니다. 그러나 상대를 배려하는 선한 의도의 거짓말, 소위 하얀 거짓말은 일상에 유연함을 주고 관계의 물꼬를 트기도 합니다.”

우리가 겪는 대부분의 갈등과 어려움은 ‘서로 통하지 않음’으로 인해 벌어지는 것이므로 성공적이고 행복한 소통을 위해서는 서로가 통할 수 있는 코드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코드가 통하는 사람은 내가 보내는 신호를 정확하게 해석하고 100% 이해합니다. 따라서 코드가 통한다는 것은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고 조화로운 주고받음을 위해 노력하고 감성적으로 하나로 연결되고 통하는 마인드를 갖도록 노력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모든 일을 대차대조표의 관점에서 보면 진심어린 소통이 어렵고 결국 관계가 깨지고 만다고 역설한다. “상대에게 많은 것을 주고나서 상대로부터도 그만큼을 되돌려 받기를 기대할 때 자칫 관계가 깨지기 쉽습니다. 관계를 통해 남으로부터 얻게 되는 것을 기대하기보다는 내안의 만족 그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약간은 손해를 보는 듯한 기분을 갖는 것, 또 상대에 대해 기분나빠하지 않는 것도 소통이라는 거래에서 중요한 덕목입니다.”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