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 경영자들의 고뇌가 깊어지고 있다. 매일 수많은 사안에 대해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당면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인가, 단기적 대증요법이 아니라 이론과 현실의 조화 속에서 어떻게 하면 지속가능한 발전을 가져올 최선의 선택과 해법에 이를 수 있을까.

경제학자이자 현재 국내최대 도시가스 공급업체인 (주)삼천리의 대표이사인 정순원 대표가 저술한 『경제학자 CEO, 현장에서 경영을 말하다』는 제목 그대로 저자가 지난 수십 년 동안 경영 일선에서 얻은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제시한 경영지침서이자 각종 문제를 풀어나가는 해답집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인재경영, 구조조정, 재무관리, 마케팅, 기술개발, 경영지원, 생산관리 등 9개의 핵심 주제를 중심으로 경영에서 해야 할 사항과 해서는 안 될 사항을 조목조목 알기 쉽게 정리해줌으로써 경영 일선에서 다양한 문제들에 직면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영자들에게 사려 깊고 친절한 멘토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우선 ‘CEO의 마음가짐’에 대한 조언을 담고 있는 서두에서 기업의 CEO(Chief Executive Officer)는 동시에 ‘Chief Education Officer’가 되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다시 말해 CEO는 회사의 전 구성원이 회사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이해하고 회사 경영 정책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직원들의 마음을 읽고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CEO는 늘 진중하게 행동할 것을 당부한다. 불황이 찾아오더라도 지나치게 위축되지 말고, 호황이 되더라도 지나치게 넘치지 않는 진중함을 지녀야 하고 무엇보다도 고객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오늘날과 같은 불확실성의 시대에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창조적인 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저자는 ‘인재경영’에 대해서는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을 널리 알리고 괴짜라고 할 수 있는 별난 인재들도 폭넓게 포용하고 신입사원 채용 시에도 성적보다 창의력을 점검할 것을 당부한다. 또한 오늘날처럼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시대에는 변화에 시의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항상 기업을 유연하고 가볍게 유지할 것을 주문한다. 그러나 불가피하게 구조조정을 해야 할 경우에는 짧고 강하게 해야 하며 고참 인력을 내보내는 것은 신중을 기하고 특히 연구직은 최악의 상황일지라도 가급적 내보내지 않도록 하라고 조언한다.

저자는 기업은 살아 있는 생물체와 같아서 한 번 잘못되면 돌이키기 힘들기 때문에 예방 경영으로 미리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예방 경영을 위해서는 경영은 숫자로 말하는 것임을 인식하고 기업의 회계ㆍ재무 시스템을 과학화하고 신규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조기 경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기업의 영업 및 마케팅과 관련해서는 시장이나 고객의 맥을 잡는 것이 중요한 데 이를 위해서는 고객의 기대를 미리 읽어내야 하며 어떤 경우에도 고객을 속이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당부한다.

또한 최고의 제품 전략은 고품질, 저원가이며 이 전략을 잘 추진해나가기 위해서는 제품을 개발하는 연구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나름대로 자신의 분야에서는 전문가로 자부하는 연구원들을 잘 다루기 위해 ‘열린 귀’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저자는 ‘무슨 이야기든지 잘 들어주고 적어도 한 번은 믿어주자’고 다짐했다고 한다. 그리고 많은 대화를 통해 연구원들이 스스로가 회사의 중심이라는 인식을 갖도록 하는 동시에 다른 직원들과도 동화될 수 있도록 이끌었다.

생산과 조달에 있어서는 외부협력업체와의 네트워킹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협력업체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선의의 경쟁 분위기를 유도할 것을 조언한다. 마지막으로 기업은 언제든지 위기에 직면할 수 있으며 조그만 구멍 하나가 댐을 무너뜨릴 수 있음을 명심하고 물새는 곳이 없는지 전방위적으로 점검하고 내일 해야 할 일을 오늘 미리 짚어보고 주변을 점검해 내일을 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의 오랜 체험을 토대로 경영 전반에 걸쳐 공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행 지침을 담고 이 책이 불황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는 모든 경영자들에게 소중한 길잡이가 되기를 소망한다.

- 『경제학자 CEO, 현장에서 경영을 말하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