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간 언론이 주목한 책 이야기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일본의 전쟁 책임을 대신 짊어지고 전쟁범죄인이 된 조선인 BC급 전범들에 관해 집중 추적한「조선인 BC급 전범, 해방되지 못한 영혼」(우쓰미 아이코 지음, 이호경 옮김)이 동아시아에서 출간되어 지난주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조선인 군속들이 전범으로 몰리게 된 과정을 자세히 분석하였으며, 그들 또한 일본 제국주의에 희생당한 이중 피해자임을 밝혀내며 일본의 전쟁 책임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발하고 있습니다.

전 지구적 세계화의 역사를 통찰하면서 우리의 일방적인 개방 정책이 방향 설정을 제대로 한 것인지 재점검하고, 앞으로 진행될 세계화의 방향을 예측한 책「세계화, 전 지구적 통합의 역사」(나얀 찬나 지음, 유인선 옮김)가 모티브북에서 출간되어 지난주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동북아시아 정책연구 자문위원인 저자 나얀 찬나는 전 지구적 세계화의 주역으로 '무역상, 전사, 탐험가, 선교사' 등 4개 집단을 지정하며 이들이 어떻게 세계화를 이룩할 수 있었는지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로 꾸며 내고 있습니다.

22년 동안의 생생한 경험담과 레스토랑이라는 공간의 독특한 즐거움뿐만 아니라 사업가와 경영자에게 유용한 경영 철학이 담겨 있는「세팅 더 테이블」(대니 메이어 지음, 노혜숙 옮김)이 해냄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충분한 경험도, 자본도 없이 오직 일에 대한 열정만으로 레스토랑 사업에 도전한 저자가 정식 레스토랑 다섯 곳, 도심의 바비큐 전문점과 재즈클럽, 공원의 매점, 뉴욕현대미술관 카페 세 곳, 레스토랑 수준의 출장연회업체를 운영하는 유니언스퀘어 호스피탤러티 그룹의 CEO로 성공하기까지의 기록입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다니엘 타멧의 독특한 정신세계를 그려낸「브레인맨, 천국을 만나다」(다니엘 타멧 지음, 배도희 옮김)가 북하우스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발달 장애를 안고 태어나 어린 시절에 간질 발작을 일으킨 후, 서번트 증후군(Savant Syndrome)을 갖게 된 저자가 잔잔한 문체로 저술한 자전적 에세이입니다.

조선 화단의 혁신적 화풍을 이끈 두 천재 화가, 김홍도와 신윤복의 삶과 예술을 그린 이정명 최신 장편소설「바람의 화원」(이정명 지음)이 밀리언하우스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조선의 르네상스'라 불리는 18세기 후기의 상황을 집약적으로 보여주고 있으며, 도화서 생도청, 육조거리 대장간과 종이공장, 골목길과 우물가의 여인들, 시전거리와 빨래터, 그림 애호가들의 그림 수집과 대결 등 조선 사람들의 일상과 숨결까지 생생하게 되살려내고 있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 신경숙과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츠시마 유코의 서울ㆍ도쿄 왕복서간 에세이「산이 있는 집 우물이 있는 집」(현대문학刊)도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아련하게 떠오르는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 사랑과 슬픔을 함께 안겨준 가족에 대한 이야기, 소설가로서의 삶에 대한 이야기 등 태어난 나라도 성장한 환경도 서로 다른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 신경숙과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츠시마 유코가 편지라는 형식을 통해 나눈 1년간의 솔직하고 아름다운 교감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이밖에 『한미 FTA 폭주를 멈춰라』등의 책으로 주목받는 소장 경제학자 중 한 명인 우석훈 박사와 전직 ‘말’지 기자 박권일의 공저「88만원 세대」(레디앙미디어刊), 일본 천황의 라디오 방송, 당시 신문의 종전보도와 라디오 방송, 역사 교과서의 종전 기술 등을 살펴보며 ‘종전의 기억’이 일본에서 어떻게 만들어져왔는지, 즉 전후 일본이 어떻게 여론 정치를 펼쳐왔는지를 밝히고 있는「8월 15일의 신화」(궁리刊), 폭력과 비폭력, 또는 전쟁과 평화로 딱 잘라 구분되는 범주 앞에서 석연치 않은 점을 느끼며 망설이는 사람들을 위해 다양한 폭력에 어떤 선을 긋는 철학적 성찰을 제공하는「폭력의 철학」(산눈刊), 그동안 7,000여 종의 책을 출간해온 저자의 자전적 에세이로, 그가 출판 산업에 뛰어들어 을유문화사를 창립하고 지금까지 이끌어온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치고 있는「출판인 정진숙」(을유문화사刊), 등도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끝으로, 8월 첫째주 서울 중앙일간지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던「예술, 정치를 만나다」(이다미디어刊)가 지방신문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위대한 예술가들이 정치라는 격랑과 조우하면서 정치에 어떻게 휩쓸려 들어가고 어떻게 이용당했는지를 살피고 정치가 한 개인이나 한 예술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지배할 수 있는지를 짚어보고 있습니다.

다음주는 어떠한 책들이 언론의 주목을 받을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