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간 언론이 주목한 책 이야기입니다. 한국 민족주의의 기원과 역사를 계보학적으로 연구한 책으로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의 역사에 초점을 맞추면서 어떻게 근대적 지식의 개념과 상징이 창조되었는지, 나아가 어떻게 근대 초기의 지식이 민족적 정체성, 네이션-스테이트, 그리고 민족주의에 대한 한국인의 근원적 인식을 창조하는 정치적 기획으로 통합되었는지를 탐구한「제국 그사이의 한국」(앙드레 슈미드 지음, 정여울 옮김)이 휴머니스트에서 출간되어 지난주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저자의 설득력 있는 논증과 철저한 연구를 바탕으로, 애국계몽기 한국의 지식인들이 어떻게 자신들이 속한 사회를 민족 공동체로 재인식하기 시작했는가를 파헤치고 있으며, 또한 한국과 일본을 이해하는 데 있어 기존의 역사학계에서 보편적인 담론으로 기능했던 식민지와 피식민지의 이분법에 강력하게 도전하며, 한국 민족주의 운동에 대한 다양한 이미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직접행동 민주주의’를 신자유주의 시대에 위기에 처한 민주주의의 후퇴를 막을 최후의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에이프릴 카터의 민주주의 이론서「직접행동」(에이프릴 카터 지음, 조효제 옮김)이 교양인에서 출간되어 지난주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민주주의와 현대정치 이론에 관한 세계적인 권위자인 이 책의 저자는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힘 있는 거인 집단에 압력을 가하기 위해 직접행동에 나서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직접행동의 실효성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인간 남녀의 사랑, 연애, 섹스, 결혼의 실체를 밝히고자 머나면 과거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수백만 년에 걸친 인간 진화의 역사를 파헤치고 우리 마음 속 깊은 곳에 숨겨진 인간 본역의 성적 욕망을 낱낱이 드러낸 책「욕망의 진화」(데이비드 버스 지음, 전중환 옮김)가 사이언스북스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1994년에 출간되어 데이비드 버스라는 이름과 진화심리학이라는 신생 학문을 알린 심리학 분야의 명저로 평가받은 이 책은 1994년 출간된 초판에 그간에 밝혀진 새로운 연구 성과를 두 개의 장으로 덧붙인 2003년 개정판입니다.

IMF, 세계은행, WTO 각각의 역사를 정리하고, 신자유주의라는 이데올로기의 역사와 근본이념을 설명하며, 신자유주의가 어떻게 세계의 주요 금융기구들을 장악해 들어갔는지 명쾌하게 파헤친「불경한 삼위일체」(리처드 피트 지음, 박형준 옮김)가 삼인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신자유주의 삼각편대인 IMF, 세계은행, WTO가 가난한 나라와 노동자 · 서민을 더욱 살기 힘들게 하고 강대국과 대기업을 더욱 부유하게 함으로써 세계를 망치고 있다는 거침없는 비판은 역사 속 사건들의 객관적인 흐름과 구체적인 기구들의 행동들을 통하여 알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유전자 치료, 유전공학, 줄기세포 연구, 생명 연장, 뇌와 컴퓨터의 인터페이스, 클로닝 등 생명공학의 최전선에서 일어나고 있는 과학적 성과들과 장차 그것이 우리 삶에 미칠 영향을 알기 쉽게 설명해 주는 책「인간의 미래」(라메즈 남 지음, 남윤호 옮김)가 동아시아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생명공학이 인류를 더 향상시킬 것이라며 이러한 변화를 두려워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것을 권하고 있으며, 유전자 조작 및 복제에 대해, 사회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탐구를 금지하기보다 우리의 심신을 개선할 기술을 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보급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네 가지의 합리적 근거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국내 최고의 자기계발 전문가들이 알려주는 CEO들의 성공습관이 담겨 있는「CEO와 경쟁하라」(토네이도刊)도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2005년 11월부터 1년 6개월여 동안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 전문가 50여 명을 취재해, CEO를 향해 뛰는 직장인들에게 전하는 그들의 생생한 노하우와 조언을 기획기사로 문화일보에 연재했던 저자는 이 책에서 직장인들의 진정한 경쟁력은 자기 자신을 CEO처럼 간주하는 데서 출발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CEO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전략 56가지를 도출해내고 있습니다.

이밖에 전통문화가 중국인의 국민성에 미친 영향을 지식고고학적 방법으로 추적하면서, 중국 근대라는 격변기의 정신사적 특수성을 포착하려 한「전통과 중국인」(플래닛刊), 집단에 순응할 수도, 그렇다고 저항할 수도 없어 '기다림'을 선택한 여인과 그 왜곡된 기다림을 야기한 당시 사회를 통해, 세상과 삶의 아이러니를 여과 없이 보여주는 중국계 미국작가 '하 진'의 데뷔작「기다림」(시공사刊), 기후 변동이 오랜 인류 역사에 미친 영향을 추적한「기후, 문명의 지도를 바꾸다」(예지刊), 등도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끝으로, 8월 셋째주 서울 중앙일간지에서 가장 주목을 많이 받았던「안개속의 고릴라」(승산刊)가 지방신문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콩고의 비룽가 국립 공원 지역과 아프리카 원주민이 생활 방식, 연구 센터의 모습, 산악 고릴라의 특징과 집단 구성 관계, 밀렵꾼에게 희생된 사건들을 중심으로 하여 산악고릴라에 관한 연구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다음주는 어떠한 책들이 언론의 주목을 받을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