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간 언론이 주목한 책 이야기입니다.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가난한 나라에 해를 끼치는 일을 그만두게 할 수 있는가에 관해 이야기한 책으로, '세계화'와 '개방'만을 강조하는 신자유주의적 조류에 대한 반박논리를 제공한「나쁜 사마리아인들」(장하준 지음, 이순희 옮김)이 부키에서 출간되어 지난주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자유 무역이 진정 개발도상국에게도 도움이 되는지, 경제를 개방하면 외국인 투자가 정말 늘어나는지 등 우리 시대의 현안들에 대해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책이나 영화 등을 소재로 유쾌하면서도 신랄하게 답해 주고 있습니다.

2005년 겨울부터 2007년 봄까지 계간 “문학동네”에 연재했던 장편소설을 한 권으로 모아 엮은 김연수 장편소설「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김연수 지음)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어 지난주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1990년대의 굵직한 사건들을 학생회의 간부로 있는 작중화자의 눈으로, 한 발짝 물러나서 바라보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작가는 역사적 기록들의 틈새에 처박힌 개인의 진실을 파고들어, 역설적으로 '밝힐 수 없는 공동체'의 내면을 밝히고 있습니다.

2005년 첫 소설집 『달려라, 아비』를 발표, 반짝이는 상상력으로 단숨에 독자를 사로잡은 작가 김애란의 신작 소설집「침이 고인다」(김애란 지음)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총 8편이 수록된 이번 작품집에는 주인공들의 비루한 일상이 투명한 감성과 위트 넘치는 문체로 담겨 있으며, 작가는 전작들의 공간적 배경이 되었던 편의점과 원룸에서 더 나아가 여인숙, 반지하 방 등 더 낮고 누추한 자리에서부터 다시 소설적 상상력을 가동시키고 있습니다.

천문학의 역작인 『코스모스』와 영화 “콘택트”의 원저자인 칼 세이건에 대한 삶을 다룬「칼세이건」(윌리엄 파운드스톤 지음, 안인희 옮김)이 동녘사이언스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과학 저술가이자 논픽션 작가인 윌리엄 파운드스톤를 통해 과학계에서 달가워하지 않은 칼 세이건의 젊은 시절과 그가 남긴 과학적 성과와 열정, 에너지, 행복하지 않은 개인적인 삶에 관하여 다루고 있습니다.

조선 후기 정치사의 최대 미스터리로 손꼽히는 문체 반정을 배경으로 한 김탁환 신작 장편소설「열하광인」(김탁환 지음)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조선 후기를 무대로 개혁파와 수구 세력 간의 암투를 그린『방각본 살인 사건』(2003년), 『열녀문의 비밀』(2005년)등 이른바 '백탑파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입니다.

소문이 어떻게 생겨나고 어떻게 퍼져나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소문에 맞서 싸우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각종 사례를 통해 사회학적이고 심리학적으로 분석한「소문, 나를 파괴하는 정체불명의 괴물」(열대림刊)도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개인의 사례들은 물론, 기업이나 국가를 둘러싼 실제 사건들을 소개하며 거짓 소문의 파괴력과 치명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밖에 콧대 높고 못생긴 수위 아줌마 르네와 자살을 결심한 열두 살 천재소녀 팔로마의 기상천외한 발상을 그린 장편소설「고슴도치의 우아함」(아르테刊), 열여덟 처녀의 상처 많은 성장기를 통해 가난과 가족 해체, 폭력과 사랑의 문제를 시적 문체로 그려낸 베트남 소설「끝없는 벌판」(아시아刊), 19세기 말부터 타임스퀘어 탄생 100주년인 2004년까지, 타임스퀘어의 흥망성쇠를 살펴보는「42번가의 기적」(이후刊), 등도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끝으로, 2003년 한글문화연대가 제정한 제1회 '우리말글작가상'을 수상한 저자 장승욱이 지난 1997년부터 지금까지 남북한의 수십 개 국어사전과 어휘, 갈래사전들을 낱낱이 독파하며 채집하고 기록한「사랑한다 우리말」(하늘연못刊)이 지방신문에서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흥미롭고 상세한 제대로 된 우리말 뜻풀이와 함께 현존 문학작품 속에서 가려 뽑은 다양한 예문을 실례로 함께 수록하고 있어 한층 제대로 된 국어교육 및 논술교육 대비에 풍부하고도 유용한 읽을거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음주는 어떠한 책들이 언론의 주목을 받을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