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간 언론이 주목한 책 이야기입니다. 팔딱이는 생선을 재빨리 저며 따끈한 밥 위에 얹는 ‘즉석요리’ 스시는 언제부터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았을까? 저널리스트 사샤 아이센버그가 2년간 5개 대륙 14개 국가를 취재한 후 집필한「스시 이코노미」(사샤 아이센버그 지음, 김원옥 옮김)가 해냄에서 출간되어 지난주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스시 하나로 글로벌 산업주의의 현재를 두루 이야기하고, 마침내 세계화의 단면을 입 안에서 음미케 하는 이 책은, 미식가들에게는 식도락의 기쁨을, 마케터들에게는 시장 개척의 기회를, 그리고 독자들에게는 세계화의 효용과 가치를 한눈에 조망케 하는 한 점의 스시 같은 책입니다.

가열한 관능의 미학, 집요한 리얼리티의 추구로 2000년대 한국 문단에서 가장 탁월한 성취를 보여준 작가 중 하나로 평가받는 소설가 천운영씨의 세 번째 소설집「그녀의 눈물 사용법」(천운영 지음)이 창비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표제작 ‘그녀의 눈물 사용법’을 비롯해 ‘소년 J의 말끔한 허벅지’ ‘알리의 줄넘기’ ‘내가 데려다줄게’ ‘노래하는 꽃마차’ 등 상처와 눈물에 관한 8편의 단편이 들어 있습니다.

사소한 일상의 이면에 숨은 커다란 진실을 파헤치는 괴짜심리학자들과 별난 실험들을 소개하는「괴짜 심리학」(리처드 와이즈 지음, 한창호 옮김)이 웅진지식하우스에서 출간되어 지난주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기존의 상식과 통념을 뒤엎는 기상천외한 실험들을 바탕으로, 우리의 고정관념을 부수고 생각의 오류들을 밝히고자 했으며, 거짓말 맞히기 TV 실험, 초대형 미팅 실험, 행운아들의 시간심리학, 다시 해보는 밀그램 실험, 광고판 실험 등 다양한 실험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지식을 흡수하는 데 도전한 한 남자의 야심찬 공부 기록을 담은「한 권으로 읽는 브리태니커」(A.J.제이콥스 지음, 김명남, 표정훈 옮김)가 김영사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32권, 3만 3천여 쪽에 달하는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2002년판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독한 경험을 담은 책으로, 카푸치노에서 데카르트까지 브리태니커에 소개된 단어들을 소개하며 그에 관련된 자신의 일상과 지식들을 개인 블로그 스타일의 편안한 글쓰기로 적어 내려가고 있습니다.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로 한국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다치바나 다카시의 새 저작「피가 되고 살이 되는 500권, 피도 살도 안되는 100권」(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박성관 옮김)이 청어람미디어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크게 2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에서는 20대 중반부터 30대 중반까지, 무명의 다치바나가 일본을 대표하는 지식인이 되기까지 그를 형성한 10년간의 책읽기를 소개하고 있으며, 2부에서는 2001년부터 2006년까지 그가 즐겨 읽었거나 관심을 가졌던 책들에 대한 잡지 연재 서평을 모아놓았습니다.

호프대학교의 심리학 석좌교수인 마이어스의 직관에 대한 저작「직관의 두 얼굴」(궁리刊)도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직관이 인간이 수행하는 사고의 복잡한 연산을 무의식의 차원에서 해결하려는 노력이라고 말하면서 직관의 두 얼굴을 인지과학과 현대인지과학을 종합해 직관의 실체를 명료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밖에 베르메르의 위작 화가로 악명 높은 실존 인물 '반 메헤렌'의 삶을 모델로 쓴 소설「베르메르 vs 베르메르」(민음사刊), “뿌리깊은나무”, “샘이깊은물”의 발행인이자 편집자였던 故 한창기 선생(1936~1997)의 삶과 행적을 돌아본 추모집「특집! 한창기」(창비刊), 성공적인 카탈리스트의 핵심 원리는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수많은 기업 사례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보여주는「카탈리스트 코드」(한스미디어刊), 등도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끝으로, 1월 셋째주 서울 중앙일간지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던「에도의 몸을 열다」(그린비刊)가 지방신문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예술 작품 속에 숨어 있는 이데올로기를 분석하는 '신미술사학'이라는 방법론을 통해, 에도 시대 일본인들이 서양 의학이나 외과도구에 놀라워하면서도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변용했는지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다음 주는 어떠한 책들이 언론의 주목을 받을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