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간 언론이 주목한 책 이야기입니다. 문학을 넘어 문화사 전반으로 글쓰기와 사유의 폭을 넓혀가고 있는 정민 교수가 지난 2001년부터 최근까지 7년간 18세기에 대해 탐구한 결과를 담은「18세기 조선 지식인의 발견」(정민 지음)이 휴머니스트에서 출간되어 지난주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지식, 자의식, 글쓰기, 감각, 취미 등이 새롭게 구성된 18세기를 문화사적으로 정리하였으며, 이 시기 조선 지식인의 지적 경향과 문화 변동을 아우른 문화사로 18세기의 특징적 문화 현상, 18세기 조선 지식인의 자의식과 세계 인식, 18세기 조선 지식인의 지적 경향, 18세기 조선 지식인의 내면으로 나누어 다루고 있습니다.

소설가 황순원의 장손녀이자, 시인 황동규의 장녀로 알려져 있는 황시내씨의 에세이집으로 청춘의 고뇌와 감성이 섬세하게 펼쳐지는「황금 물고기」(황시내 지음)가 휴먼앤북스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를 졸업하고, 독일과 미국에서 작곡은 물론, 음악학과 미술사를 공부한 저자가 그동안 국외에서 발표해온 에세이를 모은 것으로, 정통 클래식을 이야기할 수 있는 새로운 에세이스트의 탄생이라는 의미를 우리에게 던지고 있습니다. 또한 저자가 직접 그린 그림을 함께 담아 읽는 재미는 물론, 보는 재미도 선사하고 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라틴아메리카(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의 국가권력이 국제적인 지식을 획득한 엘리트들에 의해 재편되는 양상을 분석하고 있는「궁정전투의 국제화」(이브 드잘레이 외 지음, 김성현 옮김)가 그린비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세계은행, 포드재단, 국제사면위원회(Amnesty International), 휴먼라이트워치, 국제통화기금(IMF) 등과 관련된 사람들과 다양한 법률가와 경제학자, 심지어는 두 전직 대통령까지, 약 400회의 인터뷰를 통해 권력 엘리트들의 생애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1960년대 이후 서울의 변천을 고찰하는 동시에 한국의 근대화와 궤를 같이하며 성장해온 한국문학의 흐름을 되짚어보는 책「문학속의 서울」(김재관, 장두식 지음)이 생각의 나무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근대화의 과정에서 급속한 성장을 거듭해온 서울, 이 시기를 거쳐 간 서울 사람들의 모습과 당대의 시대적 분위기, 그리고 거기 살았던 사람들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민간 주도 전쟁이 지닌 문제를 낱낱이 파헤친 책「전쟁을 팝니다」(켄 실버스타인 지음, 정인환 옮김)가 이후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사람들의 두려움을 빌미로 사적인 이윤을 추구하는 민간 군사 업체와 무기거래상들, 그 뒤에서 든든한 배경이 되어 주는 냉전 시대 ‘역전의 용사들’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에 대해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것입니다.

현대사회의 논쟁의 이슈를 다윈의 진화생물학적 이론에 근거하여 정리한「다윈의 대답(전4권)」(이음刊)도 언론의 눈길을 모았습니다. 이 책은 변하지 않는 인간의 본성과 인간이 왜 농업을 선택했는지, 남자의 일과 여자의 일이 다른 이유와 낳은 정과 기른 정은 어떻게 다른가에 대해 진화 생물론적인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1920년대 미국 뉴저지주 트렌턴 주립병원 원장인 정신과 의사 헨리 코튼이 인간의 정신을 의학의 실습 도구로 삼은 처참한 이야기「현대 정신의학 잔혹사」(모티브북刊), 한미FTA 협상이 막바지에 이른 지금, 14인의 학자가 그 문제점을 짚고 대안적인 개방 전략을 제안한「한국형 개방전략」(창비刊), 서재필의 독립신문 창간사, 장지연의 시일야방성대곡, 이준의 헤이그 만국평화회의 연설문, 안중근의 법정 최후 진술, 해방정국 시기의 김일성과 박헌영의 연설문 등 다양한 연설문들과 각종 선언문들을 담고 있는「자유의 종을 난타하라」(들녘刊), 등도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끝으로, 2월 둘째주 서울 중앙일간지에서 주목을 받았던 「선비답게 산다는 것」(푸른역사刊)이 지방신문에서 2주 연속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옛 선비들의 진솔한 삶의 모습과 사유의 흔적을 담은 책으로 13년 동안 단 하루도 빠짐없이 ‘흠영(欽英)’이라는 일기를 쓴 유만주, 세상과 인연을 끊고 취미생활에 몰두한 골동품 마니아 김광수, 조선후기 여항(閭巷)문인을 대표하는 천민시인 홍세태 등 선비문화의 다양한 면모를 엿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