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간 언론이 주목한 책 이야기입니다. 『녹색세계사』로 잘 알려진 저자 클라이브 폰팅이 집필한 세계사 개관서로 유럽 중심적 관점을 피해 중심부와 반(半)주변부, 주변부 간의 지배-종속 관계를 염두에 두고 20세기를 분석한 책「진보와 야만-20세기의 역사」(클라이브 폰팅 지음, 김현구 옮김)이 돌베개에서 출간되어 지난주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연대기적 나열과 교과서적인 설명이 아닌 ‘진보와 야만’의 투쟁이란 관점에서 저자의 혜안에 따라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으며, 또한 세계사 개론서들이 흔히 저널리즘적 비평에 머무르는 것과 달리, 다양한 통계와 데이터에 근거해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경영 고전으로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난감해하는 일반인들을 위해 8명의 사상가들의 방대한 경영사상을 한 권에 집약한「CEO, 고전에서 답을 찾다」(유필화 지음)가 흐름출판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로마시대의 대표적인 사상가 세네카를 시작으로 손자, 석가모니, 마키아벨리, 클라우제비츠, 피터 드러커, 헤르만 지본, 호암 이병철까지 위대한 리더들의 사상을 경영학적 관점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2000년부터 유엔 인권위원회의 식량특별조사관으로 활동하고 있는 장 지글러가 기아의 실태와 그 배후의 원인들을 대화 형식으로 알기 쉽게 조목조목 설명해놓고 있는 책「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가 갈라파고스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다국적 기업과 강대국 위주로 돌아가는 냉엄한 시장질서와 그로 인한 파괴적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정치개혁이 필요하며, 그것에 앞서 타인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느낄 수 있는 유일한 생명체인 인간의 의식 변화가 절실하다고 토로하고 있습니다.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책으로 꼽히는 성서, 그 중에서도 성경번역가이자 인문주의자인 윌리엄 틴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성서의 연대기를 흥미롭게 보여주는「신의 베스트셀러」(브라이언 모이너핸 지음, 김영우 옮김)가 믿음in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영국의 종교 개혁이라는 역사적인 사건 속에 개혁적 인물로서 틴들을 무게 있게 다루고 있으며, 그와 관련된 여러 사건들을 다루게 됨에 따라 색다른 형태의 '종교개혁사'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옥스퍼드 대학교의 수학과 교수이며, 왕립학회의 연구원이기도 한 마르쿠스 듀 소토이의 수학 관련 저술「소수의 음악」(마르쿠스 듀 소토이 지음, 고중숙 옮김)이 승산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수학사에서 최대 미스테리로 불리는 리만 가설과 관련된 수학자들의 열정적인 모습을 흥미진진한 역사의 풍경화로 그려내고 있으며, 총 12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일제시대 말부터 현재에 이르는 현대사 백 년을 그린 김원일의 장편소설「전갈」(실천문학사刊)도 언론의 눈길을 모았습니다. 계간지에 연재되었던 것을 모아 단행본으로 엮은 이 책은 비극적 운명을 지닌 삼대의 가족사를 통해 현대사의 그늘 속에서 소멸되어 간 민중의 소외된 삶을 밀도 높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밖에 강렬한 자유의 시인 김선우가 서른다섯 편의 사랑시에 덧붙여 쓴 에세이「내 입에 들어온 설탕 같은 키스들」(미루나무刊), 단돈 1천원을 밑천으로 연매출 2조원을 넘나드는 대아그룹-경남기업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른 성완종 회장의 자서전「새벽빛」(따뜻한손刊), 인체 맞춤형 매뉴얼로 의사인 저자들이 인체에 관한 모든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정리한「내몸 사용설명서」(김영사刊), 등도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끝으로, 3월 둘째주 서울 중앙일간지에서 주목을 받았던 「지금 조선의 시를 쓰라」(돌베개刊)가 지방신문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보다 문학적이고 대중적인 번역을 추구하였으며, 아울러 연암의 대표작으로 널리 읽히는『열하일기』의 작품 6편이 함께 수록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