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간 언론이 주목한 책 이야기입니다. 77년의 세월의 대부분을 한국인의 삶과 죽음, 의식구조와 행동양식을 연구해온 김열규 교수가 얻어낸 참 독서의 세계, 세상을 읽는 지혜를 진솔하게 담은「독서」(김열규 지음)가 비아북에서 출간되어 지난주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크게 2부로 나눠져 있으며, 1부 '서書_ 책, 내게로 오다'에서는 저자의 자서전적인 내용을, 2부 '독讀_ 읽기의 소요유逍遙遊'에서는 저자가 독자들에게 권하는 책을 풍부하게 읽는 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고은 시인의 등단 50주년 기념 시집「허공」(고은 지음)이 창비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한국현대시사의 절반을 차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닌 지난 반세기를 정리하고, 시의 근원으로 돌아가 새롭게 출발하는 시인의 식지 않은 창작열이 고스란히 담긴 명편 107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소설가, 시인, 사회 평론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 복거일의 첫 소설집「애틋함의 로마」(복거일 지음)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10편의 수록작 중에서 7편이 미래를 시간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인 이 책은 복거일의 문학관과 세계관을 엿볼 수 있습니다.

조선 후기 천재 작가 23명을 소개하고 그들이 쓴 160여 편의 산문을 뽑아 우리말로 옮긴「고전산문산책」(안대회 지음)이 휴머니스트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낡은 문체보다는 새로운 문체를, 전형적인 것보다는 변화를 추구한 글을, 관념적이기보다는 현실적인 글을, 이념적이기보다는 정서적인 글을, 규범적이기보다는 실험적인 글들을 가려 담고 있습니다.

『도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등의 책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다치바나 다카시가 1998년부터 7년간 ‘일본 근현대사’를 치밀하게 추적하여 펴낸「천황과 도쿄대」(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이규원 옮김)가 청어람미디어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메이지유신 이후 교육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도쿄대, 그리고 일본 정치의 핵심이 되는 천황제를 주축으로 지금의 일본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추적한 논픽션 드라마입니다.

유학자 조병덕이 아들에게 쓴 1700통의 편지로 들여다본 조선 양반의 사생활「양반의 사생활」(푸른역사刊)도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아들을 훈계하는 일에서부터 고부간의 갈등, 가난 등에 대한 개인적인 문제에서부터 관혼상제, 과거, 음식, 화페와 고리대 등 19세기 양반들의 일상사와 몰락해 가는 양반의 이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밖에 목욕과 옷, 의학, 침대, 나체행진, 변기 의자, 조형예술, 연극과 영화, 말(言), 신(神), 광고 등 다양한 영역 속에서 일상생활과 역사, 예술작품을 통해 드러나는 다양한 나체와 수치심의 관계를 흥미롭게 보여주는「수치심의 역사」(에디터刊), 카리스마의 검투사 스파르타쿠스, 비열한 실용주의자 코르테스, 시간 전쟁의 달인 도쿠가와 이에야스, 마피아식 독재자 훈족 왕 아틸라, 다혈질의 전쟁 기계 리처드, 인간 관리의 천재 나폴레옹 등 스타일이 전혀 달랐던 여섯 전사 이야기를 들려주는「전사들」(웅진지식하우스刊), MIT 출신의 해양학 박사 '이상묵' 서울대 교수의 감동적인 인생 역정을 담은 이야기「0.1그램의 희망」(랜덤하우스刊), 등도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끝으로, 방송대 국어국문학과 손종흠 교수가 '실록'에서 가려 뽑은 15가지 간통 사건을 재구성한「조선남녀상열지사」(앨피刊)가 지난 주 지방신문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아버지의 여인을 탐했던 패륜, 기생첩을 두고 벌였던 쟁탈, 정치적으로 성공했던 성인군자들의 추문, 사대부가 여인들이 얽힌 음란 등으로 구분하고 이야기를 정리하였습니다.

다음 주는 어떠한 책들이 언론의 주목을 받을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