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간 언론이 주목한 책 이야기입니다. 상상할 수 없는 권력과 부를 손에 쥐고, 세계 정치, 경제, 문화, 군대, 종교계를 움직이는 슈퍼클래스의 세계를 생생하게 파헤치고 있는「슈퍼 클래스」(데이비드 로스코프 지음, 이현주 옮김)가 더난에서 출간되어 지난주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지금까지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슈퍼클래스의 내부 세계로 들어가 그들의 세계를 탐험하고 그들이 우리 시대를 어떻게 형성하고 이끌고 있는지를 분야별로 체계적으로 분석, 조망하고 있습니다.

마오쩌둥, 히틀러, 밀로셰비치의 유사한 행동 특징을 설명하면서 그것들을 신경과학과 유전학의 발견들과 결부시킨「나쁜 유전자」(바버라 오클리 지음, 이종삼 옮김)가 살림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그동안 사이코패스의 행동을 관찰해온 과학자들의 연구 실적을 총 망라해 인간 내면에 숨겨진 사악함의 밑바닥을 파헤치면서, 복잡하고 어려운 과학적 이론에 자신의 경험과 역사적 사례를 곁들여 유전자에 숨겨진 사악함을 흥미진진하게 펼치고 있습니다.

역사와 사랑을 노래하는 김연수의 여섯 번째 장편소설「밤은 노래한다」(김연수 지음)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1930년대 초반 동만주의 항일유격근거지에서 벌어진 '민생단 사건'을 모티프로 삼은 이 책은 새로운 시대를 꿈꾼 네 명의 젊은이들과 그들의 친구인 신여성 이정희, 그리고 이정희를 사랑한 만철의 조선인 측량기수 김해연의 운명을 그리고 있습니다.

유려한 글쓰기로 우리 철학의 지평을 열어가고 있는 국학중앙연구원 한형조 교수가 10년 만에 출간한 두 권의 신간「조선 유학의 거장들」(한형조 지음)과 「왜 조선 유학인가」(한형조 지음)가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조선 유학의 거장들」은 주기(主氣)와 주리(主理), 이학(理學)과 기학(氣學)의 오래된 학문을 통해 조선 유학 최고수들의 개성의 심층과 연대의 풍경을 보여주고 있으며, 「왜 조선 유학인가」는 21세기, 식민의 상처가 아물고 근대의 욕망이 성취된 지금 이 시대에 왜 그리고 어떻게 조선 유학의 이름을 부를 것인지를 묻고 있습니다.

아인슈타인, 파블로 피카소 등 많은 발상가들이 생각의 도구로 사용한 ‘개념’이나 ‘형태’, ‘방법’ 등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그 기원을 원색 화보와 함께 탐색한「눈의 황홀」(마쓰다 유키마사 지음, 송태욱 옮김)이 바다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동서고금의 회화, 고대 벽화, 사진, 일러스트레이션, 포스터, 공예 문자 등 대채로운 도판이 가득한 이 책은 미술과 건축, 언어, 역사, 문자, 음악, 영화, 만화 등 다양한 장르를 가로지르며 펼쳐지는 ‘기원’에 대한 이야기가 깊이 있게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1982년부터 2006년까지 “포브스 400” 명단에 오른 부호(富豪)들 1302명의 초상을 생생하고 솔직하게 그리고 있는「리치」(21세기북스刊)도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25년간 쌓인 방대한 자료, 새롭게 발굴해낸 데이터, 독창적인 분석, 400대 부자들 및 관련 종사자, 비평가들과의 인터뷰, 다양한 일화와 후일담 등을 통해 세계적 거부들의 실체와 뒷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밖에 『참말로 좋은 날』이후 2년 만에 펴내는 소설집으로 2003년부터 2008년 사이에 발표한 최근작 9편의 단편을 묶은 성석제의 열한번째 소설집「지금 행복해」(창비刊),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기간 동안에 로마제국, 아프리카, 브리튼, 북미 등 광범위한 지역에서 벌어진 언어적 변천 과정 중에 얼마나 많은 언어들이 사라져갔는지 치밀하게 수집한 역사적 증거들을 통해 파헤친「언어의 종말」(작가정신刊), 40여 년을 열정적인 작품으로 활동해 온 작가 한승원이 글쓰기 인생을 통해 깨달은 글쓰기의 본질과 방법을 소개한「한승원의 글쓰기 비법 108가지」(푸르메刊), 등도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끝으로, 국조 단군왕검의 어머니인 웅녀부터 명성황후까지 우리 역사를 빛낸 여걸 27명의 일대기를 엮은「한국사 여걸열전」(바움刊)이 지난 주 지방신문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수천 년간 남성 중심으로 이어져온 역사 속에서도 남성에 못지않게 눈부신 활약을 해 온 여인들을 재조명해 본 이 책은 한국 여성사와 궤적을 같이 하여 여걸들의 일대기를 시대순으로 기술한 통사적 열전입니다.

다음 주는 어떠한 책들이 언론의 주목을 받을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