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간 언론이 주목한 책 이야기입니다. 미국의 중앙정보국(CIA)이 처음 설립된 이후 지금까지의 60년 역사를 생생하게 기록하고 있는「잿더미의 유산」(팀 와이너 지음, 이경식 옮김)이 랜덤하우스에서 출간되어 지난주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CIA가 은폐와 거짓말이라는 전가의 보도를 어떻게 휘둘러 왔는지를 한국전쟁부터 베트남전, 워터게이트 사건, 이라크전쟁까지 6개 항목에 걸쳐 생생한 증언의 형식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황동규 시인이 지난 7년 동안 ‘현대문학’이나 ‘대산문화’ 등에 발표했던 원고를 한데 묶은「삶의 향기 몇 점」(황동규 지음)이 휴먼앤북스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모두 35편의 산문이 실려 있으며, 1부에는 주로 일상에서 벌어진 일들에 대한 깊은 생각이 담겨 있고, 2부에는 예술ㆍ술ㆍ여행ㆍ선(禪)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을 이루며, 3부에는 예술론, 문학상 수상소감 그리고 음악 이야기, 이숭원 교수와의 대담이 실려 있습니다.

아우구스투스 시대에 그가 행했던 업적들을 이야기하면서, 그에게 영향을 미쳤던 많은 인물들과 사건들, 장소들을 재현한「아우구스투스」(앤서니 에버렛 지음, 조윤정 옮김)가 다른세상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역사 속에서 가장 위대한 통치자인 아우구스투스의 매력적인 전기인 동시에 혼돈의 시대를 지나 유럽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화려했던 로마제국의 탄생 이야기를 담은 역사서입니다.

1993년 중편소설 『아웃사이더』로 '작가세계'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등단 16년차 김경욱의 다섯 번째 소설집「위험한 독서」(김경욱 지음)가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소설의 독법을 소설쓰기의 소재로 삼아, 현대사회에서 문제되고 있는 소통의 단절을 독서법의 차이에서 찾고 있는 표제작 “위험한 독서”, 무엇이든 대여해준다는 사이트가 등장하는 “고독을 빌려드립니다” 등 총 8편의 단편이 수록되어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버림받고 잊힌 존재에 주목해 온 거장 김주영이 처음으로 써낸 동화 같은 그림소설「똥친 막대기」(김주영 지음, 강산 그림)가 비채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한국적인 정서를 탁월하게 표현해내는 작가 김주영의 섬세하면서도 토속적인 입말과, 스타일리시한 화풍으로 잘 알려진 일러스트레이터 강산의 따스한 그림이 만난 이 책은 어미나무를 떠나 세상 속으로 뛰어든 어린 막대기가 한 그루의 나무로 뿌리내리기까지 작지만 위대한 모험을 그리고 있습니다.

신경생리학과 뇌과학, 발달심리학, 진화생물학 등 다양한 분야의 과학을 접목하여 보살핌의 기원과 실체, 가치를 밝히려는 시도를 담고 있는「보살핌」(사이언북스刊)도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인간이라는 종(種)의 인생 전반에 걸쳐 보살핌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그리고 보살핌 행동의 기원과 실체에 대해서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일본 전문가인 개번 매코맥 호주국립대 명예교수가 심화되는 종속화의 징후들과 함께 종속화의 약한 고리인 오키나와, 핵정책 문제 등을 심도 있게 다룬「종속국가 일본」(창비刊), 인류학자 마저리 쇼스탁이 스무 달 동안 현지에 머물면서 칼리하라의 쿵족 여성을 인터뷰한 이야기를 정리한「니사」(삼인刊), 사마천이 쓴『사기열전』의 핵심을 현대의 자기경영 전략에 맞게 정리한 것으로, 현대인을 위한 생각경영법을 제시한「2천년의 강의」(글항아리刊), 등도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끝으로, 조선을 뒤흔든 버림받은 자들 즉, 조선판 시지프스들의 인생 역전 드라마를 그려내고 있는「조선의 시지프스들」(청목산刊)이 지난 주 지방신문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무과에 급제해 임진왜란의 공신이 된 유극량, 단종 복위 운동으로 멸문의 화를 당한 박팽년 가문의 재건에 온몸을 바친 박비 등 운명을 개척해나간 노비와 서얼의 이야기입니다.

다음 주는 어떠한 책들이 언론의 주목을 받을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