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뜻하는 영어 star와 독일어 stern, 라틴어 stella, 그리스어 astron은 모두 인도유럽조어 ster에서 비롯되었다. 이것은 ‘초저녁의 밝은 별’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예로부터 서양 사람들은 태어날 때의 별의 위치와 각도에 따라 각자의 운명이 결정된다고 믿었다. 예수가 베들레헴에서 태어났을 때 하늘에서 별이 떨어져 아기가 태어난 마구간에서 멈추자, 이를 예사롭지 않게 여긴 동방박사 3명이 찾아와 아기 예수를 배알했다는 구절도 있지 않은가.

Astronomy(천문학)는 별이 조수의 간만, 기후, 자연현상 등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이 단어는 12세기 말경 프랑스어 astrology(점성술)에서 차용해온 것으로, 약 200년 뒤인 1375년에 ‘천체의 연구’라는 뜻으로 쓰였다. Astronomy는 astro(별) + nomos(법칙), astrology는 astro(별) + logos(학문)의 합성어인데, 14세기에는 이 두 가지가 거의 같은 의미로 사용되었다. 이후 과학이 발달함에 따라 별이 인간의 운명에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이 희미해지면서 과학적인 ‘천문학’으로 정착되었다. 사실 천문학이 자리 잡기 이전에는 점성술사가 천문학자를 겸하고 있었다. 독일의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도 낮에는 점성술사였고 밤에는 천문학자였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다음과 같은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만약 딸인 점성술이 빵을 벌어주지 못했다면 어머니인 천문학은 굶어 죽었을 것이다.”

이후 19세기에는 신파극의 인기배우를 star라 불렀으며, 20세기에 영화가 미국 할리우드에서 꽃을 피우자 은막의 스타(film star, movie star)로서 대중의 인기를 한몸에 받는 배우를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이처럼 별은 저 높은 하늘에서 반짝거리며 아무리 손을 뻗어도 닿지 않는 지고존재(至高存在)의 상징이었으며, 머나먼 장래에 대한 동경을 뜻하기도 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유명한 연애 소설 『로미오와 줄리엣』에 ‘star - crossed lovers’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는 ‘불행한 별의 연인들’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Night’s candles are burnt out(밤하늘의 촛불들이 다 타버렸구나).”이라는 구절의 night’s candles는 별을 가리킨다.

- 『영어잡학사전』 중에서
(김대웅 지음 / 노마드 / 452쪽 / 22,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