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클(pickle)의 역사는 정확한 시기가 알려지지 않은 고대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약 4,000년 이상 되었다고 추정된다. 뉴욕음식박물관(New York Food Museum)에 따르면 매혹적인 역사적 인물 몇몇이 피클에 아주 애정이 많았다고 한다. 피클과 관련하여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역사적 사건과 몇 개의 특이한 사실들을 살펴보자. 오이는 성경에 적어도 두 번 언급된다.(민수기 11:5, 이사야 1:8). 서부아시아와 고대 이집트, 그리스의 역사에는 오이의 사용이 3,000년 이상이 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기원전 2030년에 오이는 인도에서 티그리스 계곡으로 전해져 처음으로 사람들이 피클로 저장해 먹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약용으로서 오이의 치료 효과에 대해 극찬했다. 클레오파트라는 그녀의 아름다움에 피클이 한 몫을 했다고 한다. 주로 어떤 부분이었는지 확실히 알 수 없지만, 몇몇 과학자들은 그녀가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향긋한 오이와 식초 혼합물을 사용하는 방법보다는 소금물에 적신 수박을 사용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소금물에 절인 수박이나 오이 식초 혼합물 모두가 같은 피클이기 때문에 이 차이는 중요치 않다. 로마 황제인 티베리우스는 피클을 날마다 먹었다. 로마 황제 줄리어스 시저는 피클이 기운이 나게 하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했고, 군사들에게도 피클을 배급하였다. 피클의 즐거움은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엘리자베스 여왕도 피클을 좋아했다. 그리고 나폴레옹도 피클이 군인들을 건강하게 해주는 식품으로 중요하게 여겨 그것을 상하지 않게 보존할 방법을 찾는 사람에게 250,000달러 상당의 상금을 제공했다. 1809년 그 상금을 차지한 사람은 피클을 처음으로 항아리에 넣어서 판 니콜라 아페르(Nicholas Appert)라는 과자 제조업자였다.

피클에 대한 애정은 미국 사람들의 국민성과 함께 해왔다. 그건 좋은 일이다. 왜냐하면 미국이 국가명을 따온 아메리고 베스푸치(Amerigo Vespucci)라는 사람이 실제로 스페인 세비야(Seville)의 피클 행상인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긴 항해로 인한 선원들의 괴혈병을 방지하기 위해 소금에 절인 채소를 제공했다. 콜럼버스가 미 대륙을 처음 발견한 사람으로 우리에게 알려졌지만 베스푸치는 홍보 수완이 더 나은 것 같다. 그래서 미국은 그의 이름을 땄다(미 대륙을 발견한 사람은 콜럼버스지만 미국은 베스푸치의 이름을 땄다). 미국은 United States of Columbus나 심지어 United States of Vespucci보다는 United States of America가 되었다. 그리고 이것 또한 다행이다.

조지 워싱턴 대통령도 피클광이었다. 존 아담스(2대 대통령)나 돌리 메디슨(4대 대통령 영부인)도 마찬가지였다. 피클은 토마스 제퍼슨이 다음 내용을 쓰는 데 영감을 주었다.

“버지니아의 찌는 듯한 더위에, 샐리 이모의 지하실 계단 아래서 반짝거리는 깊은 향기 나는 항아리에 송어 살처럼 절인 피클만큼 나를 편안히 해주는 것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현재의 많은 유명 인사들도 피클에 열광한다고 전해진다. 배우인 빌 코스비(Bill Cosby), 영화 <내니(The Nanny)>에 나온 여배우 프란 드레셔u(Fran Drescher), 전 뉴욕 시장 에드 코크(Ed Koch), 그리고 가디언 에인절(Guadian Angel)의 설립자인 커티스 슬리와(Curtis Sliwa)는 피클 미식가로 소문난 인사들이다.

미국에서는 연간 대략 27억 파운드의 피클이 소비되고 있다. 이것은 한 사람이 일 년에 9파운드의 피클을 소비했다는 말이다. 국제피클제조업단체(The Pickle Packers International)는 피클 산업 전반을 대표하는 전문 집단이다. 거기에는 피클에 대한 과학과 피클 제조 방법을 발전시키기 위해 몇 십 년을 보낸 전문가들이 있다. 그리고 피클 사업은 거대해졌다. 양념류를 훌륭하게 진열해 놓은 어떤 슈퍼마켓에 가도, 아마 익숙한 이름을 가진 다양한 종류의 피클을 볼 수 있을 것이다(Polski, Bread&Butter, Half Sour, Kosher, Low Salt 등). 소비자들은 오이를 통째로 절인 것, 반만 자른 것, 창처럼 생긴 것, 샌드위치에 넣을 수 있도록 자른 것, 냉장고 보관용 등등 여러 모양의 피클을 만날 수 있다.

-『블루 엘리펀트』(하워드 모스코비츠 외 지음 / 럭스미디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