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오지, 머나먼 지구 반대편 나라, 세계의 마지막 여행지….” 많은 이들에게 남미는 혼자 가서는 안 되는 여행지, 여행 내공이 쌓여야만 갈 수 있는 여행지, 여행경비가 많이 드는 여행지 등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그것은 남미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일 뿐. 진짜 용암이 흐르는 화산, 아름다운 호수, 빛나는 바다, 살사와 축제 등 상상 이상으로 멋지고 열정적인 곳, 게다가 좋은 인연과의 만남이 기다리는 나라이다.

1. 머나먼 남미여행, 돈이 많이 든다? 남미는 직항하는 노선이 없고 주로 미국이나 캐나다를 거치는데, 왕복 비행기 값이 약 200만원 선으로 만만찮은 가격이다. 하지만 항공료가 비싼 대신 여행 경비(생활비)가 싼 편이어서 일장일단이 있다. 평균적으로 하루 2~3만원 정도면 식비와 경비를 해결할 수 있으므로 장기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유리하다.

2. 위험한 남미, 여자 혼자 여행을 피하라? 남미도 사람 사는 곳이므로 우리가 소문으로 듣고 ‘상상하는 것만큼’ 위험하진 않다. ‘마약’에 대한 소문도 많은데 마리화나를 피우는 사람을 볼 순 있지만 현지인보다는 오히려 서양 여행자들이 더 많았고, 코카인같이 강력한 마약은 일부러 마약상을 찾지 않는 이상 일반적으로 접할 기회는 없을 것이다. 여자라서 더 위험한 것도 별로 없다. 오히려 남자보다 더 많은 호의와 친절을 받을 수 있어서 유리한 점도 있으니 도전해볼 만하다.

3. 남미여행은 오지여행? “거기 가면 이런 게 있을까?” 못사는 나라라고 하면, 나라 전체 어디든 경제수준이 형편없을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남미도 나라별로 경제력의 차이가 있고, 도시와 시골의 형편이 다르며, 도시 내에서도 잘사는 동네와 그렇지 못한 곳이 있다. 엄청난 오지를 일부러 찾아가지 않는 이상, 어디에나 슈퍼마켓은 있고 익숙한 다국적 제품들을 흔히 볼 수 있다.

4. 남미는 더운 지방, 일년 내내 뜨겁다? 일단 ‘그렇지 않다’가 정답. 남미 지역 자체가 워낙 넓고 지형도 제각각인 탓에 고산 지형부터 사막, 빙하까지 나라와 위치에 따라 그 차이가 무척 크다. 페루,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은 적도 아래 남반구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계절과 반대다. 파타고니아 빙하를 보려면 그곳의 한겨울(6~8월)은 피해야 하고, 물에 잠긴 우유니 소금사막은 우기인 1~2월에 볼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유적지 중 하나인 페루의 마추픽추, 칼라파테의 빙하투어, 세계 3대 폭포 중의 하나인 이과수 등 남미여행을 계획하는 사람이라면 어떤 시기에 가더라도 사계절용 옷을 모두 챙겨가는 것이 좋다.

5. 섹시한 남미 여성, 남미에는 미인이 많다? 미인이 많기로 유명한 나라, 베네수엘라에는 미인대회 육성 대학교가 따로 있을 정도라고 하니 남미 여자들이 예쁘다는 소문은 어느 정도 사실인 셈이다. 특히 섹시한 살사와 레게통(남미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음악)이 국민댄스 수준인 콜롬비아에서는 남성 여행자들 대부분이 아주 즐거워한다.

6. 남미 공용어는 스페인어, 영어는 절대 안 통한다? 스페인어를 못하더라도 여행을 못 할 정도는 아니다. 남미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이방인에게 관심이 많고 어떻게든 대화를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스페인어를 조금이라도 할 줄 알면 남미여행이 훨씬 풍성해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브라질을 제외한 남미 대부분의 나라들은 스페인어를 사용한다. 간단한 인사와 숫자 정도만 셀 줄 알아도 ‘스페인어 잘하네!’라고 놀라워하며 더 많은 스페인어를 가르쳐 주겠다고 호의를 베풀 것이다.

7. 남미는 세계의 마지막 여행지? 남미는 어느 정도 여행내공이 있어야만 갈 수 있는 곳이라는 뜻에서 나온 말인 듯하다. 하지만 이 말은 그야말로 ‘루머’에 불과하다. 내가 남미를 여행하며 만난 친구들 중에는 그곳이 생애 첫 배낭여행지인 경우도 많았다. 다소 불편한 면은 있다. 유럽과 달리 각 나라별로 화폐가 다르다는 것, 국경을 넘을 때 출입사무소에 들러 도장을 받아야 한다는 것 등이 그렇다. 하지만 여행을 하다보니 그것들은 오히려 여행의 재미와 성취감을 높여주는 데 한 몫을 했다. 남미 사람들은 다른 어떤 곳보다도 여행자들에게 호의적이고 친절하다.

- 『여행의 이유』 중에서
(조은희 지음 / 에코포인트 / 280쪽 / 1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