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란 독립된 산 또는 봉우리를 이르는 제주방언으로 분화구를 가지고 있는 화산쇄설물로 이루어진 지형으로 정의된다. 오름이 있기에 한라산이 돋보이고, 오름이 있기에 제주는 아름답다. 노랗고 푸른 빛의 야생초로 뒤덮인 오름의 봄 풍경은 우리를 포근하게 감싸안아 준다. 제주 사람들 사이에서 경치 좋기로 유명한 오름 다섯 군데를 선정하여 소개한다.

추천 오름 1_ 거문오름: 거문오름은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에 위치한 높이 456.6m의 거대한 오름으로, 숲이 무성하게 덮여 있어 검게 보인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지난해 벵뒤굴, 만장굴, 김녕굴, 용천동굴, 당처물동굴과 함께 세계자연유산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이를 기념하여 국제적인 규모의 트레킹 행사가 열렸으며, 용암길의 끝자락에 있는 동굴 카페는 꼭 가봐야 할 명소이다. 굴 속을 비치는 은은한 조명과 똑똑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 용암물로 채워진 작은 웅덩이를 확인하러 거문오름에 가보자.
Tip :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거문오름은 다른 오름에 비해 출입이 까다롭다. 입구에서 출입증을 받고 안내인의 지시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 동굴 카페가 있는 용암길은 총 5km 거리의 코스다.

추천 오름 2_ 사려니오름: 제주시에서 5·16도로(1131번 도로)를 타고 비자림로(1112번 도로)로 가는 길목에 있다. 해발 500~600m에 위치한 사려니 숲길은 제주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숲길이라는 평을 듣지만, 그 명성만큼 15km라는 만만치 않은 거리를 자랑한다. 노약자나 어린이를 위한 무료 셔틀버스가 운영된다고 하니 시간표 확인은 필수다. 치유와 명상의 숲인 ‘월든’과 6월에만 공개되는 ‘한남시험림’을 걸어보기를 추천한다.
Tip : 매년 6월이면 ‘사려니 숲길 걷기’ 행사가 열리는데, 이 숲길을 따라 물찻오름, 붉은오름, 사려니오름(사려니오름은 행사 기간만 가능)을 오를 수 있다. 행사가 열리는 기간 중에는 숲 해설사들로부터 숲 안내를 받는 호사도 누릴 수 있다.

추천 오름 3_ 용눈이오름: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에 위치한 높이 248m인 복합형 오름으로 용들이 놀고 있는 듯한 형세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나무가 없는 민둥오름으로 높이는 낮지만 한라산 쪽으로는 손지봉과 높은오름이, 바다 방향으로는 성산 일충봉과 우도 사이의 은빛 바다가 보이고 지미봉과 알오름, 다랑쉬오름과 그 옆의 돝오름도 보인다. 높다고 다 명산이 아니듯이 오름도 그런가 보다.
Tip : 용눈이 오름은 접근성이 좋을 뿐 아니라 산세가 작고 완만해 동부 지역을 드라이브하면서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다.

추천 오름 4_ 솔오름: 서귀포시 동흥동에 위치한 567m의 오름으로, 소나무가 많고 멀리서 보면 곱고 매끄러운 곡선미를 나타낸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외지인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고 서귀포 시민들 사이에서만 경치가 빼어나기로 유명한 숨겨진 명소이다. 솔오름 산책로는 개인이 소유한 목장 근처에 있어, 걷다 보면 어디선가 말의 울음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산은 편백나무와 삼나무, 소나무가 울창하고 경사는 약간 가파르다. 정상에 서면 한라산 방향에 나무데크로 만들어진 너른 광장이 있는데, 남쪽방향으로는 서귀포시와 문섬, 섶섬, 범섬까지 모두 볼 수 있다.
Tip : 정상에 오르는 코스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길이도 같은데다 서로 연결되어 있어 올라갈 때와 내려갈 때 다른 길을 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추천 오름 5_ 바리메오름: 바리메오름은 큰 바리메오름과 족은(작은) 바리메오름으로 이뤄져 있다. 산 모양이 바리때(절에서 스님이 사용하는 그릇) 모양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올라가는 길은 비교적 가파른데 비해 높지는 않아 시간이 그리 많이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산딸나무 등 큰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어 시야를 가리지만, 정상에 서면 사면이 훤히 트여 있어 오름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오름 정상에는 깊이 78m, 둘레가 130m인 굼부리(분화구)가 있는데, 이곳에서 들녘 오름에 내리는 석양을 바라보며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Tip : 바리메오름 주차장에서 영함사쪽으로 나 있는 도로를 따라 삼나무 숲길을 산책하는 것도 좋다. 그리고 그 도로를 따라 약 6.4km 정도의 울창한 처녀림 속을 드라이브 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7월 초순에는 길 옆에 만개한 제주산 수국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길은 끝까지 이어지지 않고 약초 재배로 출입이 통제되어 있어 다시 되돌아와야만 한다.

- 『올레 오름 한라산』 중에서
(윤영탁 지음 / 호이테북스 / 344쪽 / 1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