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간 언론이 주목한 책 이야기입니다. 인간은 서로 비슷한 사람들이 한 무리가 되는 것이 아니라, 한 무리가 되고 나서 서로 비슷해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책「우리와 그들, 무리짓기에 대한 착각」(데이비드 베레비 지음, 정준형 옮김)이 에코리브르에서 출간되어 지난주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집단 정체성이라는 문제를 과학적으로 풀어내고 있으며, 저자는 인류학에서 신경과학까지 여러 분야의 새로운 발견들을 제시하면서 '부족적' 감각이 우리 삶의 모든 국면에서 표현되는 인간 본성의 일부라고 말하면서 이러한 부족적 감각이 우리의 삶과 기회들을 형성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 결과들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우리 현대사의 원점인 20세기 초부터를 문제 삼으며 공간적으로 만주와 미대륙까지 시야를 확장시킨 조정래 대하소설「아리랑(100쇄 기념본)」(조정래 지음)이 해냄에서 94년 초판 발행 이후 13년 만에 100쇄(제1권 기준)를 돌파 하여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90년 한국일보에 연재된 '아리랑'은 94년 초판 1부를 선보인 이후 95년 12권으로 완간되었습니다. 아리랑의 총 분량은 200자 원고지 2만장으로 12권 모두를 합쳐 806쇄를 찍었으며 누적 판매 부수는 지금까지 330만부에 달하고 있습니다.

손자에서 클라우제비츠까지, 미야모토 무사시에서 나폴레옹까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승리자들만이 알던 경험과 지식을 오늘의 관점으로 정리한 전략의 바이블「전쟁의 기술」(로버트 그린 지음, 안진환 옮김)이 웅진지식하우스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상대방을 압도하는 법, 라이벌의 심리를 파악하는 법, 약자의 입장에서 협상하는 법, 승산 없는 전투를 피하는 법 등 전통적인 전쟁의 기술에서부터 능수능란한 권모술수를 통한 모략의 기술까지 자신을 지켜내고 승리를 이끌어내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요리와 역사, 그리고 문화를 종횡무진 넘나들며 이 모든 궁금증을 한 번에 해결해 주는 책「앗 뜨거워 HEAT」(빌 버포드 지음, 강수정 옮김)가 해냄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출간 이후 아마존에서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할 만큼 독자들의 전폭적인 사랑을 받았으며, 일류 레스토랑의 주방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사회학을 세밀히 그려냈다는 이유로 「뉴욕 타임스」가 뽑은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습니다.

세계 역사상 유일무이하게 성공한 노예혁명을 통해 세계 최초의 흑인공화국이자 아메리카 대륙에서 미국 다음으로 두 번째 독립국가인 아이티공화국을 세운 아이티혁명에 대한 역사물「블랙 자코뱅」(시 엘 아르 제임스 지음, 우태정 옮김)이 필맥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1789~1805년의 역사를 다루고 있지만 아프리카와 카리브 해 지역 국가들이 노예무역 시대 이후 오랫동안 극복하지 못한 정치적, 사회적 문제들에 대한 인식을 밑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역사기록이나 역사소설의 범주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백제인이 세워 1,400여년을 이어온 일본의 콘고구미, 이탈리아 포도주의 명가 안티노리 등 천재지변, 정치적 격변, 전쟁 등을 극복하고 수 백년을 이어온 기업 이야기를 모은「세계 장수 기업, 세기를 뛰어 넘은 성공」(예지刊)도 언론의 눈길을 모았습니다. 가족기업을 전문적으로 연구해온 저자는 2002년 그 연구 결과를 「패밀리 비즈니스 매거진」에 '세계 최고(最古) 100대 기업'으로 발표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4년여에 걸쳐 역사가 200년이 넘은 기업을 탐방 조사하고, 학계와 업계의 전문가와 토론한 결과를 20개 기업의 이야기로 추려 이 책에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밖에 그동안 발표된 저자 신영복씨의 글 중에서 삶을 사색하고 뒤돌아보게 하는 잠언 형식의 글을 서화와 함께 엮은「처음처럼」(랜덤하우스코리아刊), 『음모자들』, 『측천무후』, 『천안문』의 작가 샨 사가 2006년에 발표한 여섯 번째 장편소설로 전쟁터와 죽음이 곧 삶이었던 고독한 영웅 알렉산더와 그를 사랑하는 아마존의 여전사 알레스트리아의 이야기를 그린「알렉산더의 연인」(현대문학刊), 대한민국 아파트의 성장과정부터 개발의 역사, 아파트 유형학, 단지 양산의 특징 등과 함께 대한민국 아파트 단지가 앞으로 맞이하게 될 문제점과 해결해야 할 과제까지 자세하게 설명한「아파트 공화국」(후마니타스刊), 등도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끝으로, 1월 넷째주 서울 중앙일간지에서 주목을 받았던 「제비를 기르다」(창비刊)가 지방신문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중견 소설가 윤대녕씨가 2004년 출간된 『누가 걸어 간다』이후 3년 만에 내놓은 신작 소설집으로 감각적인 서사를 특징으로 개인의 내면에 집중하던 이전의 작품세계를 넘어서, 성숙한 삶의 지평을 향한 작가의 농익은 시선이 묻어나는 8편의 중단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