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간 언론이 주목한 책 이야기입니다. 이황, 유성룡, 박지원, 김정희 등 당대를 풍미했던 조선의 선비들이 아들에게 쓴 서한문 92건을 모은 책「아버지의 편지」(정민 지음)가 김영사에서 출간되어 지난주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아들의 과거 공부를 걱정하고, 교만하지 말고 학문과 인간관계를 잘 닦을 것을 경계하는가 하면, 끼니를 잇기 어려운 가족에 대한 연민이 진하게 묻어나고 있습니다.

독일의 저명한 정치ㆍ역사학자이자 저널리스트인 라파엘 젤리히만이 히틀러의 생애와 독일을 중심으로 한 전쟁의 전개과정, 그리고 당시 독일사회와 유럽정치의 역학관계를 분석하며 히틀러와 나치즘을 재조명한「집단 애국의 탄생-히틀러」(라파엘 젤리히만 지음, 박정희, 정지인 옮김)가 생각의 나무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독일국민의 집단적 애국주의와 히틀러의 공모'라는 관점에서 히틀러의 독재를 재조명하고 '애국'이란 이름으로 집단적으로 그에게 충성을 맹세한 독일국민의 사회심리학적 상태를 확인한 새로운 시각의 히틀러 평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의 저자 박경철의 본격 주식투자서「시골의사의 주식투자란 무엇인가? 2」(박경철 지음)가 리더스북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시골의사 박경철이 자신의 투자 경험을 통해 고유가, 식량위기, 서브프라임 등 세계 경제현상과 금융위기를 중장기적 관점에서 냉정하게 진단하면서 우리가 맞고 있는 글로벌 경제위기 시대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근대 문화의 창인 사진의 눈을 통해 근대 조선의 풍경들과 사건들, 거기 드리운 식민지적 그늘을 둘러보고 근대의 역동적인 삶의 모습들을 살펴본「경성, 사진에 박히다」(이경민 지음)가 산책자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우리에게 남은 ‘근대 이미지’의 재현 방식에 의문을 재기하며, 누가 어떻게 무엇을 왜 사진으로 박아 남겨 놓았는지, ‘사진의 알리바이’에 대한 추적을 통해 사진이 말하는 사실과 말 하지 않는 이야기를 복원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가 당면하고 있는 중요 주제들을 예리하게 분석하고, 위기 극복을 위한 혁신적 제안을 담고 있는「한국경제, 패러다임을 바꿔라」(신장섭 지음)가 청림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경제문제를 바라보는 철학, 한국 경제 발전의 해석, 산업과 금융의 관계, 국제금융시장, 개방 전략, 환율 정책, 금융 위기, 재벌 문제, 정치경제학, 부동산 정책, 노령사회, 교육, 공기업 개혁 등 한국경제를 둘러싼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비비안 탐(Vivienne Tam)이 중국 문화와 디자인에 관해 쓴 에세이「중국풍」(한길사刊)도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중국인으로 세계적인 유명 패션 디자이너인 비비안 탐(Vivienne Tam)의 회고록인 이 책은 문화적이고 철학적인 소견과 비평, 시, 미니 전기와 인터뷰 등이 조화를 이루며 독특한 스타일로 완성되어 있습니다.

이밖에 가정에 침투한 낯선 문명의 이기였던 텔레비전이 '또 하나의 가족'으로 정상화되어온 과정을 거슬러 올라가, 이를 새롭게 조명한「텔레비전, 또 하나의 가족」(프로네시스刊), 고생물학자이자 인문주의적 박물학자 스티븐 J. 굴드가 과학사에서의 오류와 오해를 바고 잡고, 인문적 역사를 진화와 생물학의 관점에서 설명한「레오나르도가 조개화석을 주운 날」(세종서적刊), 세계 곳곳의 경제 격전지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치열한 두뇌싸움을 통해 '시장의 본질'을 파헤친「전쟁 기획자들」(글항아리刊), 등도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끝으로, 오랫동안 전주에 살며 전북대에서 강의해온 강준만 교수가 지방자치, 지방문화, 지방언론의 현주소를 날카로운 눈으로 들여다보고 그 해법을 제시한「지방은 식민지다」(개마고원刊)가 지난 주 지방신문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종속이론의 아류라는 멍에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내부 식민지론'이 지금의 지방 문제를 들여다보는 데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 이 책은 내부 식민지에서 탈출하기 위해서 실현 가능한 방안을 몇 가지 소개하고 있습니다.

다음 주는 어떠한 책들이 언론의 주목을 받을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