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간 언론이 주목한 책 이야기입니다. 관념적인 색채의 작품들을 통해 근원적인 물음을 탐구해온 중견 소설가 이승우씨의 아홉 번째 단편집「오래된 일기」(이승우 지음)가 창비에서 출간되어 지난주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표제작 '오래된 일기'를 포함하여 9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 이 책은 가벼운 글쓰기가 유행인 시대임에도 종교와 우주, 인간과 죄의식이라는 묵직한 사유를 다루고 있으며, 좀더 편안한 문체와 탄탄한 서사를 갖고 큰 담론을 풀어내고 있습니다.

고객과 소비자를 뇌 연구라는 새롭고 매혹적인 관점에서 관찰한 신경마케팅 교양서「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한스 게오르크 호이젤 지음, 배진아 옮김)가 흐름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뇌 연구를 통해 밝혀진 인간의 욕망 지도를 마케팅 사례와 접목한 이 책은 총 3부에 걸쳐 뇌 연구의 결과를 소개하고 있으며, 이를 마케팅과 영업 실무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인간 진화의 장대한 시간을 꿰뚫는 역사적인 통찰을 통해, 근본적으로 새로운 방식으로 인간의 마음을 조망한「클루지」(개리 마커스 지음, 최호영 옮김)가 갤리온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기억, 신념, 선택, 결정, 언어, 행복 등 인간의 삶을 구성하는 중요한 정신 영역을 두루 살피며, 우리들의 세계 곳곳에서 현명한 일상을 방해하는 생각의 함정을 파헤치고 있습니다.

세계금융자본의 성장이 만든 '패닉'의 역사를 정리하고, 금융위기의 진실을 파헤친「패닉이후」(마이클 루이스 지음, 이규장 옮김)가 21세기북스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지난 20년간 벌어진 네 번의 금융위기 당시의 순간을 보도했던 기사, 책, 오피니언, 코멘트, 정부 보고서 등 55개 글들을 엮어 패닉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밝히고 있습니다.

2008년 우수출판기획안 공모전 역사 부분에 당선된 책으로 한국의 시장을 역사적 관점에서 풀어낸 교양서「시장의 역사」(박은숙 지음)가 역사비평사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전통시대부터 현대까지 이 땅에 존재했던 시장의 역사, 시장에서 거래된 상품과 상거래 풍속, 다양한 상인들이 활동했던 시장 풍경을 흥미롭게 전달해주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한국학 대부'로 불렸던 제임스 B. 팔레(1934-2006) 전 워싱턴대 교수의 대표작으로 출간 12년 만에 한글로 번역된「유교적 경세론과 조선의 제도들1,2」(산처럼刊)도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전체 인구에서 노비의 비중이 30퍼센트를 훨씬 넘은 18세기 중반까지 조선은 노예제 사회였다”고 하여 논란이 된 바 있는 이 책은 조선 실학자 유형원(1622~1673년)의 ‘반계수록(磻溪隨錄)’을 분석해 조선의 경세론과 변화상을 짚고 있습니다.

이밖에 『칼의 노래』,『현의 노래』등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글로 표현해낸 소설가 김훈이 4년 만에 새롭게 펴낸 에세이집「바다의 기별」(생각의나무刊), 현대 철학에서 근대철학으로, 고대 철학에서 중세 철학으로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여행하는 철학 역사 기행서「철학, 도시를 디자인하라1,2」(풀빛刊),『종의 기원』이후 150년 논쟁 속에서 진화해온 진화론을 다윈의 후예들이 어떻게 ‘식탁하’는지 보여주는 지성의 만찬「다윈의 식탁」(김영사刊), 돈의 탄생에서 현대의 통화위기까지 돈 때문에 벌어진 역사상 충격적인 사건들을 통해 돈의 본질을 규명한「머니쇼크」(이마고刊), 등도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끝으로, 11월 셋째주 서울 중앙 일간지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던「대중지성의 시대」(푸른역사刊)가 지난 주 지방신문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2000년대 이후 널리 회자되고 있는 '대중지성'의 실체를 밝히는 책으로 민중들이 앎을 전취하는 역사적 과정을 살핌으로써 대중지성에 대한 의문에 하나의 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다음 주는 어떠한 책들이 언론의 주목을 받을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