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미국에서는 금주법이 시행되어 그 덕분에 칵테일이 상당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이 칵테일을 파는 곳이 바로 ‘칵테일 바(cocktail bar)’이며, 여기서 손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온갖 칵테일을 만들어주는 사람을 bartender(미국), 또는 barman(영국)이라고 부른다. 여기서 bar는 술과 전혀 관계가 없다.

Bar는 라틴어 barra(막대기)가 고프랑스어로 들어가 barra(빗장)가 된 뒤, 영어로 차용된 말이다. ‘통행이나 출입을 통제하는 방책(防柵)’이라는 뜻으로 쓰였지만, 오늘날에는 barrier(장벽, 울타리)로 쓰이고 있다. 이후 bar는 검문소에 설치된 ‘가로막’의 의미로 사용되었다.

동사형 embarrass는 ‘어리둥절하게 하다, 방해하다’라는 뜻이다. 말을 타고 가다 갑자기 가로막이 내려오면서 말이 놀라 멈칫하는 상황을 머릿속에 그려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embarrass는 17세기 후반 프랑스에서 들어온 단어로, 어원은 이탈리아어 in(속으로) + barra(막대기) = inbarazzo(속에 막대기를 두다)이다.

점차 bar는 가정집 ‘대문’이나 ‘빗장’의 뜻으로 쓰이기 시작했으며, 동사로 ‘빗장을 지르다’, ‘문단속을 하다’라는 뜻으로도 쓰였다. 지금도 영국의 런던에서는 서쪽 입구를 ‘Temple Bar’라고 부른다. 이 문은 1666년 ‘런던 대화재’ 이후에 세워진 문으로 반역자나 죄인의 목을 잘라 매달아 놓았던 곳이다. 한 나라의 국왕일지라도 런던 시장의 허가증이 있어야 들어갈 수 있었던 런던 자치시의 정문이었다. 지금도 여전히 엘리자베스 여왕이 런던 시로 들어올 때 시장의 허가를 받는 전통적인 의식을 거행하고 있다. 아쉽게도 1879년에 문이 헐려 그 자리에 기념비만 남아 있다.

또 법정에서 재판관과 피고 사이에 놓인 난간의 뜻으로 쓰이면서 법정용어로 자리를 잡았고 14세기 초에는 ‘법정(court)’으로 승격되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술집의 뜻으로 쓰이게 된 것은 16세기 말부터이다. 20세기에 들어서는 호텔과 커피숍, 경양식을 파는 ‘스넥바(a snack bar)’에 이르기까지 쓰임새가 확대되었다.

- A bar to happiness 행복의 장애
- Cross the bar 죽다(die)
- At bar 공개 법정에서

- 『영어잡학사전』 중에서
(김대웅 지음 / 노마드 / 452쪽 / 22,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