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내전(1936∼1939) 당시 인민전선 정부에 맞선 프랑코 장군 휘하의 에밀리오 몰라는 라디오 방송을 통해 “우리 반란군이 이미 시의 외곽에서 4열 종대로 마드리드를 포위하고 있고, 시내에 잠복하고 있는 제5열(fifth column)이 반란군에 가담할 것이다”라고 선언함으로써 ‘제5열’이라는 단어가 군사용어로 첫선을 보였다.

어깨를 나란히 하고 길게 종대(縱隊)로 열을 지어 진군하는 것은 고대 로마군의 전투 형태이며, 이 열을 columna(pillar 기둥, 원주)라고 불렀다. 이것이 20세기에 영어로 들어와 스페인 내전에 처음 등장하면서 ‘내부의 파괴 활동가’, ‘적과 내통하는 사람’을 뜻하게 되었다. 이 단어는 특히 이 전쟁에 국제 의용군으로 참전했던 어네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 1899∼1961)의 1932년작 희곡 『제5열(The Fifth Column)』이 발표된 이후 정치용어로 널리 사용되었다. 이 내전에는 헤밍웨이 외에도 피카소, 네루, 브레히트, 베르나노스, 노먼 베쑨 등의 지성인들이 반프랑코 인민전선을 응원했다.

이처럼 제4열(fourth column)은 외부로부터의 공격군을 뜻하며, 제5열은 내부의 적을 가리키는데, 그렇다면 제6열(sixth column)은 무엇을 뜻할까? sixth column은 상대방에 불리한 유언비어를 내부에 퍼뜨려 제5열을 돕는 사람들을 말한다.

- A column of water(mercury) 물기둥(수은주)
- In column of fours 4열종대로

- 『영어잡학사전』 중에서
(김대웅 지음 / 노마드 / 452쪽 / 22,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