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시대 평민들은 귀족에 맞서 자신들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평민회(Concilium Plebis)를 만들고, 자신들의 대표자인 호민관(tribunus plebis)을 선출했다. 이들은 행정관들의 어떤 행위도 금지시킬 수 있는 거부권(veto, ‘나는 금지시킨다’라는 뜻)을 행사할 수 있었고 신분 보장도 되었지만, 군사권이 없어 그 위세에는 한계가 있었다.

처음에는 호민관을 2명 선출했으나 나중에는 4명, 10명으로 늘어났다. 호민관에 입후보하는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청렴결백을 간접적으로 입증하기 위해 흰옷을 입고 유세를 다녔다(‘Candidate’ 항목 참조). 이것을 라틴어로 ambire(go around 구하러 돌아다니다)라고 불렀는데, 나중에 ‘유세하다(stump)’로까지 뜻이 확대되었다. 영어 ambit에는 그 의미가 남아 ‘구내(precinct)’, ‘구역’, ‘영역(scope)’, ‘주위’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표를 얻기 위한 입후보자들의 노력은 아주 대단했다. 그래서 ambire는 ambitio(ambition)라는 명사로 변하면서 ‘승진·지위·권력에 대한 열망’이 되었다. 이렇게 14세기경 프랑스어를 통해 영어로 들어온 ambition은 처음엔 ‘몰락 이전의 오만’이라는 뜻이 강했으나 점차 ‘야망’이나 ‘야심’으로, ambitious는 ‘야심 찬’, ‘열망하는’, ‘거창한’이라는 뜻으로 굳어지게 되었다.

미국으로 건너온 ambition은 남부에선 다소 부정적인 이미지의 ‘원한(grudge)’, ‘악의(malice)’, ‘집요(tenancy)’라는 뜻으로, ambitious는 ‘어쩔 도리 없는(irresistible, inevitable)’, ‘악의에 찬(malicious)’, ‘화를 내다(angry)’라는 뜻으로 많이 쓰였다. 반면 북부에서는 다소 긍정적인 의미의 ‘정력적인(vigorous)’, ‘근면한(diligent)’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 Boys, be ambitious! 소년들이여, 야망을 품어라(링컨 대통령의 유명한 연설문)
- The Presdent was his only ambition 대통령이 그의 유일한 야망이었다

- 『영어잡학사전』 중에서
(김대웅 지음 / 노마드 / 452쪽 / 22,800원)